2012년 12월 겨울.
지난 여름 잠시 머물러서 아쉬웠던 마닐라.
우리가족은 (아빠 빼고) 4개월만에 다시 마닐라를 찾았다.
이번엔 세부 퍼시픽에서 프로모로 저렴한 표를 구해서 말이다..
출발일 새벽 랄라아빠가 공항까지 데려다 주었다.
두시간의 여유를 두고 도착했는데 이른시간이어서 그런지 수속이 생각보다 일찍 끝났다.
이번 여행은 저렴한 프로므로 유명한 세부 퍼시픽 항공이다. 지난 여름 프로모때 얼른 잡아둔 항공권인데 대박 프로모는 아니나 인당 15만원 짜리였다.
거기에 유류세가 붙고 짐 붙이는 거 추가 하고 아이들 핫밀 추가하니 대략 75만원 정도가 되었는데 이정도면 일반 1인 왕복 요금도 안되는 저렴한 가격이지.
다만 세퍼가 저가 항공사라 기내 모든 서비스가 유료다. 모포도 안주기 때문에 얇은 담요 한장을 챙겼다.
한국은 유난히도 추운 올해의 겨울인데 마닐라는 더우니 얇은 긴바지에 반팔티를 입고 그 위에 간단히 가디건이나 얇은 잠바를 걸치고 갔더니 기내에선 담요가 필요치 않을 정도로 딱 좋다.
수속을 마치고 신라면세점에서 구입한 물건을 인도 받으니 탑승시간까지 한시간이 넘게 남았다.
게이트 앞에서 기다리다 탑승.
비행기에 타자마자 곯아 떨어졌다...
한숨 자고 일어났는데 아직 출발전이다..ㅜ.ㅜ
탑승객 짐을 찾느라 지연 되었다나?
머... 세퍼는 지연이 밥먹듯하다는 소리를 들었으므로 놀랍지도 않았다..
결국 한시간 늦게 출발.
일정이 조금씩 딜레이 되기 시작했다. 머.. 그래도 오늘 일정은 특별한 것이 없으므로 다행..
미리 주문해둔 기내식은 그럭저럭.. 달랑 밥 하나와 음료하나다. 저게 15000짜리라니 눈물이 날 정도였으나
그래도 애들은 맛있다고 싹싹 긁어 먹었다.
지난 북경때 느꼈지만 우리 애들 진짜 안가리고 잘 먹는다. 특히나 여행중에는 더욱..
여행 체질인가봐. ^^
마닐라는 한국보다 한시간이 늦다. 비행시간은 네시간 거리.
10:30분 도착예정이었으나 한시간 늦게 출발하여 11:30에야 도착했다.
공항에 내려 화장실에 가서 주하 바지 속에 입은 내복바지를 벗고 짐을 찾아 입국했다.
이제 택시를 타고 MOA몰로 가야한다.
공항을 나서자 삐끼들이 택시탈거냐고 다가온다.
필리핀의 택시 바가지는 많이 듣고 경험한 터다.
필리핀 택시 운전사들의 바가지를 알고 있는터라 미터택시인 엘로우 택시 승강장으로 갔다.
그런데 오마나... 왠 줄이 이렇게 긴 것이야.
순간 그냥 삐끼들이 잡아주는 택시를 탈까 고민했으나 아이들데리고 중간에 떨어뜨리기라도 하면 큰일이라 안전한 엘로우를 타는게 좋겠다 싶어 그냥 줄을 서서 기다렸다.
쳇.. 택시 기다리는데 한시간 반이 걸릴줄이야..ㅜ.ㅜ
그렇게 기다려서 간신히 택시를 탔다.
4개월만에 다시 본 필리핀의 거리가 반갑다.
지난여름 태풍으로 인해 1/3이 침수되었다 하더니 그새 자리를 잡은 모양이라 안심이 된다.
MOA까지는 얼마 안걸리는데 헉. 이런.. 교통체증이 왠 일이냐..
왜.. 평일에.. 대낮에..
ㅡ거기다가 여기저기서 끼어드는 차량과 오토바이와 사람들.
북경도 놀라웠지만 마닐라도 못지 않아..
생각보다 오래 걸려서 MOA에 도착하니 짐보관소에 짐을 맡기고 몰을 투어할 생각이 싹.. 가셔 버렸다.
그저 얼른 점심을 먹고 호텔에 가서 한숨 자고 싶은 생각 뿐이다..
시간은 두시를 훌쩍 넘었고 우린 아사 직전이다.
맛집을 찾아 가려던 생각도 저만치 날라가 버리고 눈에 보이는 피자헛으로 냉큼 들어섰다.
배고플때 주문하면 양이 는다더니 스파게티 두개에 치킨텐더에 후렌치 후라이에 콜라.
그리고 내가 결코 먹지 않던 카페 모카까지..
주문한게 나오자마자 우린 허겁지겁 흡입!!! 20분만에 빈그릇들만이....
그렇게 먹었는데 780페소밖에 안나왔다!
밖으로 나오니 크리스마스 전이라 장난감들이 잔뜩 진열되어 있다.
앗.. 아이언 맨이다..
이건 트랜스 포머?!!!
근데 요녀석들 표정이 왜이래.. ㅎㅎ
장난감을 사주길 바랬던 건지~
그러나 엄마는 그냥 구경만 좀 하고 장을 보기 위해 옆의 하이퍼마켓에 갔다.
트렁크를 들고 가려니 입구에서 짐을 옆에 보관소에 맡기고 오란다.
거기까지 갔다오려니 우린 너무 지쳤고..
랄라더러 옆에 짐과 기다리라 했더니 알았단다.
이럴땐 참 랄라다 다 커서 너무 고맙다.. ^^
타지에서 혼자 짐지키면서 있을 생각을 다 해주고 말이다.
우린 하이퍼마켓으로 가서 망고와 망고 스틴 맥주와 음료를 샀다. 사가지고 나와 랄라와 짐을 챙겨서 택시 승강장으로 이동.
여기도 줄이네..그런데 하이퍼마켓 벽에 이민호가 보인다.. 아 반갑다...
소피텔까지는 10분정도 밖에 안걸리더라.
무사히 체크인을 하고 방으로 오니 음~ 룸 컨디션 오케이.
마켓에서 사온 망고스틴과 망고를 꺼내 놓으니 아이들이 입맛을 쩝쩝 다신다.
특히나 룰루는 작년 세부에 왔을떄 망고스틴을 사서 첨엔 겁이 나서 못 먹다가 마지막 한개를 먹어본 후로 망고스틴~망고스틴~ 노래를 했었다.
순식간에 망고스틴을 2/3를 먹고.. 망고도 세개나 까 먹고..
밖은 슬슬 어두워 지는데 저녁도 해결해야겠고~ 호텔 구경도 할겸 밖으로 나갔다.
크리스마스를 코앞에 두어서 호텔 내부는 곳곳에 예쁜 트리들이 서있었다.
로비 밑으로는 소피텔이 자랑하는 부페, 스파이럴이다.
밖으로 나오니 수영장주변으로도 예쁜 조명들이..
물에 뛰어들고 싶지만 내일은 투어를 나갈 것이니 오늘은 체력을 비축해 두어야 한다.
저녁을 어떻게 할까 고민하는데 바닷가쪽으로 잔디밭에 아주 커다란 쿠션들이 놓여저 있다.
더블침대 사이즈의 쿠션!!!
오오.. 여기 드러누우니 별이 보이고, 고개를 들면 바다가 보인다.
아이들과 누워서 천국같다~ 하면서 좋아하는데 직원이 음식을 시키겠느냐 묻는다.
어차피 저녁도 먹어야 하는데 여기서 누워서 먹으면 환상적이겠구나 싶어 메뉴판을 달라했다.
메뉴판에서 아이들이 좋아하는 스시와 음료를 주문..
시원한 밤바람을 맞으며, 하늘엔 별이 총총 보이고, 앞에는 바다가 있고...
우린 야외에서 그렇게 환상적인 저녁식사를 했다...
이번 여행은 왠지 느낌이 좋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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