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번째 날 아침.
느긋히 일어났다. 아침 식사후 일일투어 기사와 만나기로 한 시간은 8:30분이다.
한국보다 한시간이 늦기 때문에 우린 푹자고 일어날 수 있었다.
룰루도 푹자고 일어나 기분좋게 옷을 갈아입고, 투어에 필요한 카메라와 수영복, 수건은 호텔 수건을 가방속에 넣어서 조식부페를 먹으러 스파이럴로 내려갔다.
소피텔의 스파이럴이 정말 좋다는 블로그 후기를 많이 봤는데..
정말이었다..!!!
내가 가본 우리나라 왠만한 부페의 두배 크기에 음식들도 다 깔끔하고, 맛이 있었다...
아.. 너무 너무 먹을것이 많아서 아침을 적게 먹는 내겐 너무 너무 힘든 일이긴 했다..ㅜ.ㅜ
근데.. 생수인줄 알고 가져온 에비앙이 탄산수..
윽.. 저 밍밍하고 톡쏙는 듯한 야릿한 맛이란.. 정말.. --;;
아침을 배불리 먹고, 로비에서 기다리니 기사분의 전화가 왔다.
그분을 만나 차를 타고 마닐라시내를 벗어난다..
우리의 차는 스타렉스.
현지 투어에 일일투어만 예약한 거라 다른 일행없이 우리만 데리고 다니신다.
마닐라의 교통체증도 참 심각했다.
고속도르를 잠시 들어가는가 싶더니 금새 빠져나와 시골길로 접어드는데 신호등 무시하고 들어오는 차와 정말 위험해 보이는 트라이시클...
속도를 얼마 내질 못하니 거리에 비해 소요되는 시간이 훨씬 길더라..
두어시간을 달리고, 또 달리고..
드디어.. 물이 보인다.
바다?
아니다. 저건 호수다..
그것도 화산위에 생긴 호수.
따가이 따이는 화산으로 생긴 호수안에 또 화산이 생긴 지형이다.
그래서 호수를 배를 타고 건너가서 다시 안에 있는 화산을 말을타고 오르는 트레킹 여행코스다.
11시쯤 도착했는데 따가이 따이 여행코스엔 한끼의 식사가 포함되어 있다.
한국인이 운영하는 작은 리조트였는데 그곳에서 배를 타로 출발하는것이다. 섬으로 가면 다시 한국인 가이드분이 기다리고 있을 거란다.
일단 화산트레킹을 마치고 와서 점심을 먹기로 하고 배를 타러 출발.
저 조그만 보트를 타고 가는데 호수가 생각보다 무척이나 컸고, 바람이 불어 물이 엄청 출렁였다.
무려.. 30여분을... 타고 갔다는..
배에서 내리니 바로 앞에 마을이 보인다.
그리고 등번호가 뒤에 붙은 파란 티셧을 입은 마부들과 조랑말이다.
랄라 앞에 파란 티셧을 입으신 분이 이곳에서 기다리시던 한국인 가이드분.
우리를 모아 놓고 간단히 주의사항을 주신다.
조랑말을 타는 법, 그리고 마부들에게 올라가서 팁을 주지 말고 내려와서 주라는 당부...
기다리는 동안 장갑이나 마스트를 사라는 젊은 필리핀 여자가 왔으나 필요 없다고 사지 않았다.
뭐. 잠깐 올라갔다오는데 먼지가 얼마나 든다구..
지난 겨울에 제주에 가서 잠시 말타기를 했던 룰루가 너무 아쉬워하면서 다시 제주도에가서 말을 실컷 태워달라고 당부했었는데 오늘 실컷 말타기 해보자.
마부들이 1명당 1명씩 붙는다.
이렇게 룰루는 마부가 데리고 말을 타고 올라가 주기 때문에 안전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각자 한대의 조랑말을 타고 출발..
산등성이를 따라 일렬로 말들이 줄지어 올라간다. 내려오는 마부들도 보이는데 한국인인 줄 알고 마부들이 "오빤 강남 스타일~~!!" 하고 외치며 지나간다.
룰루 랄라 그게 너무 재밌단다.
위로 올라가자 진짜 화산지대인가 싶은게 몽글몽글 연기가 피어오르는 곳이 보인다...
그늘하나 없는 곳을 올라가니 점점 더워진다..
조랑말이 점점 더 불쌍해지기 시작하고...
30여분을 올라갔더니..
아아..
이게 따알 화산이다.
호수안의 호수.
멀리 바다처럼 커다란 호수가 보이고,
눈앞의 호수는시원 하다.
마부를 기다리는 필리핀 여자들이 마부들에게 물을 사주라는 둥, 팁을 주라는 둥 계속 언질이나 난 내려가서 주겠다 라고 딱 잘라 말했다.
잠시 눈과 머리를 시원하게 하고 다시 내려간다..
나를 태우고 가는 마부가 자꾸 팁을 달라는 둥, 크리스마스 선물을 달라는 둥~
머 알았으니 내려가서 보자 했더니 좋은지 노래를 부른다.
그런데..
음...
음치다...
제발 그만 불러줬으면 좋겠다.... ㅠ.ㅠ
저 앞에 가는 랄라는 마부와 강남스타일을 신나게 부른다.
ㅋㅋㅋ
둘이 너무 친해진거 같다..
내려가는 길은 어찌나 길게 느껴지던지 무사히 마을로 다시 내려왔다.
아.. 한시간을 탄건가?
엉덩이가 아프다.. --;;
룰루더러 이제 말은 실컷 타 봤지? 하고 물으니 배시시 웃는다..
엉덩이가 아파 더 타고 싶어도 못타겠다!!
말에서 내리자 팁을 모으는 필리핀 사람이 와서 팁을 달라한다. 마부를 쳐다보니 그사람에게 주면 된다 하네.. 말 주인인 건가??
이 작은 마을의 주민들은 이렇게 마부일을 하면서, 여행객들에게 물, 마스크 등을 팔면서 생계를 유지하는 것 같다. 인당 2달러씩, 룰루, 랄라 몫까지 6달라를 주었다.
마부중에는 랄라만한 어린이도 있더라..
한국에서 마트에 가서 사온 볼펜(밤에 형광 불빛이 나는 봉이 달린 것이었다)을 마부들에게 크리스마스 선물이라고 주었다.
그러자 마을의 아이들이 마구 몰려 온다...
이번 여행은 호텔에 대부분있을 예정이라 아이들을 만날 일은 거의 없기 때문에 혹시나 사왔던 연필들은 거의 다 거기에서 풀어 아이들에게 나눠주었다.
랄라가 필리핀 아이들은 못사니 불쌍한거 같다 하길래 "잘산다고 행복한 것은 아니니 함부로 동정하는 것은 아니야.."라고 말해주었다.
우리보다 가진 것은 적을지라도 우리에겐 그들을 동정할 자격은 없는데 룰루 랄라가 쓸데없는 자부심을 갖는 것은 조심해야할 사항이다.
필리핀에서 만나는 아이들을 동정하지 않고 그냥~ 친구로 그렇게 생각해 주기를 바란다..
다만, 네가 저 아이들이엇으면 너는 어떨거 같니 하니 그건 싫단다. 그럼 한국에서, 엄마 아빠밑에서 태어난 걸 감사해라~ 하고 말했다.
눈이 똘망똘망했던 아이들에겐 기쁜 크리스마스 선물이 되었기를...!!!
다시 배를 타고 따알화산을 떠난다.
앞으로 다시 올일은 없겠지만...
돌아가는 배는 더 출렁이고, 물이 어찌나 많이 들이치는지 비닐을 둘러 써야만 했다.
간신히 리조트로 돌아와 차려놓은 점심을 먹었다...
간단한 부페식이었는데 한국인이 운영한다고 했는데 여기 점심은 그닥.......
못먹을 정도는 아니지만 사실 이번 여행중에 제일 질이 떨어지는 점심이었다.
머, 우리가 이번여행을 식도락여행이라 할 만큼 엄청 잘 먹고 다니긴 했다...
점심을 먹고~ 우린 기사를 만나 다시 히든벨리로 떠났다.
히든벨리는 숲속에 있는 천연 계곡 온천이다~
여기도 리조트인데 투숙하지 않고 데이투어만할 수 있다.
잘 정돈된 숲속 산책로를 따라 들어가니 옷을 갈아 입을 수 있는 탈의실이 있다.
우린 준비해간 수영복으로 갈아 입고 .... (탈의실은... 음.. 우리나라 작은 목욕탕 같았다)
오오.. 사진에서 본 그대로다...!!!
울창한 밀림 숲 속에 이런 계곡이...
물론 주변은 사람의 손으로 정돈을 해 놨다. 바닥에도 모래를 깔아 고르게 해 놓았고.
그런데..
물이..
따. 뜻.. 하... 다....
물이 생각보다 깊다.
어느곳은 내 발이 닿지를 않아서.. 룰루 구명조끼를 가지고 올걸 후회가 되더라.
물이 위에서 흘러 흘러 내려오는데 아래로 내려갈 수록 물은 차가워 진다.
맨 위에 있는 이 작은 탕이 가장 따듯하다.
저기에 누워 있으면... 울창한 열대림 사이로 하늘이 보인다.
정말 천국이 따로 없지 않은가...
사람도 거의 없었는데 우리가 오후에 와서 그런지 먼저 놀던 사람들도 하나 둘 떠나가고,
마지막 한국인 가족 한가족만이 남아 있었다.
히든벨리여행도 한끼의 식사가 포함된 코스.
저녁 6:30분쯤에 식당으로 가면 된다고 올떄 기사분이 얘기해 주셨는데 5시가 넘어가자 어둑어둑 해지기 시작했다.
어둑해진 계곡에서 조용히 몸담그는 것도 아주 좋더라..
슬슬 나와서 옷을 갈아입으니 밤이 된다..
히든벨리도 크리스마스라 그런지 곳곳에 조명과 트리가 멋지게 장식되어 있었는데 ..
식당근처로 오니 이렇게 야외에 부페를 차려 놨다..
조명은 환상적이고, 두명의 기타리스트와 여직원 두명이 노래를 불러주고, 서빙하는 직원들 5명이 주루룩 서 있었다...
식사하는 손님이라고는 우리와 남은 한가족..
달랑 두가족을 위해 9명의 직원이 최선을 다해준다..
음식은 아주 맛있었고, 기타반주에 부르는 노래소리와 검은 숲 사이로 보이는 달과 멋진 조명..
아.. 이건 정말 꿈인가 보다.
내가 남자친구와 왔더라면 프로포즈를 하기에 전혀 부족하지 않을 분위기다.
너무 멋진 저녁식사에 고맙다고 노래를 불러준 팀에게 팁을 주었다.
식사를 마치고.. 기사를 만나 저녁은 어떻게 했냐 물으니 이미먹었단다.
우리만 맛있게 먹은거 같아 잠시 미안했다..
밖은 캄캄하고 우린 다시 마닐라를 향해 출발.. 두어시간은 걸리겠지?
마닐라로 돌아가는 시골길은 정말 작은 마을을 지나쳐 갔지만 그 작은 시골마을의 가로등마다 작은 크리스마스 조명등이 달려 있었다.
필리핀은 100여년간 스페인의 식민지였기 때문에 국민 대다수가 천주교 신자다...
그래서 그들에게 크리스마스는 엄청 큰 명절인거 같다.
온 나라가 크리스마스를 반기는 것 같다...
마닐라 시내 어디를 가도 보이는 트리, 그리고 이 작은 시골마을에도 켜진 조명등...
어제부터 랄라와 내기를 했는데 오늘 투어를 마칠때쯤 룰루가 비몽사몽이 될까 썡쌩할까 였다. 나는 당연히 비몽사몽이될 것이다 했지.
왜냐하면 7시쯤 히든벨리를 떠나면 마닐라에는 9시쯤 도착하는데 호텔로 바로 돌아오는 것이 아니고 다시 맛사지를 받을 것이고, 맛사지가 끝나는 10시경은 한국 시간으로 11시!
오늘 우리의 마지막 코스는 맛사지다.
나를 위한 코스지만 아이들을 그냥 기다리게 할 수 없으니 아이들도 함꼐 예약을 했는데..
그런데 어라. 룰루가 너무 쌩쌩하다?
맛사지를 받는 동안 슬쩍 잠이 드는가 싶더니 깨어나서는 너무 너무 좋아한다..
음.. 나보다 더 좋아 하더라는 ...!!!!
그렇게 우리의 하루 투어는 끝이나고 소피텔로 돌아와 두번째 밤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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