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한국에서 미리 예약해 두었던 엔탈롭 캐년 투어를 하는 날이다.
지난 겨울에 세계여행을 갔었던 민영언니네 후기에서 나를 완전 매료시켰던 곳.
꼬옥 직접 가보리라 다짐했던 곳이었고, 원래 오늘은 엔탈롭을 투어하고, 89번 도로를 타고 그랜드 캐년으로 가면 두어시간이면 가는 길이라 가면서 홀슈밴드 구경 후 쉬엄 쉬엄 그랜드로 가서 석양 구경하며 느긋하게 다닐 예정이었다.
어제밤 일기예보에서 뇌우가 있다는 예보라서 오늘 투어는 취소되는게 아닐까 걱정했다. 아닌게 아니라 어제 저녁부터 비가 내렸다.
그런데 아침에 보니 다행히도 해가 난다.
그런데 랄라가 사회시간에 모뉴먼트 밸리가 나왔다고 시간이 된다면 모뉴먼트에 가보고 싶다 하고 그말을 들은 아빠.
페이지에서 얼마 멀지 않다고 가보기로 한다.
물론 페이지에서는 얼마 멀지 않지..
그러나.. 그걸 아는지.
그랜드캐년과는 정반대의 방행이란 것을..
그래서.. 우리는 모뉴먼트를 갔다가 다시 왔던길을 돌아서 그랜드캐년까기 돌아가는, 오늘도 역시나 600마일이 넘는 코스를 달려야만 했다..--;;
여행내내 우리와 함께한 아이스박스에 물과, 체리를 담고~
이 체리만 봐도 행복한 엄마.
네봉지중 한봉지는 어제밤에 끝장을 내버렸지.
호텔 조식으로 빵과 계란과 바나나로 떼웠다.
내일까지만 버티고, 라스베가스로 가면 한식당이 있을 거야.
캐년 사무실로 가니 남편이 여행책자르 보니까 캐년입구에 주차장이 있더라고 거기로 가야 하는거 아니냐 한다. 아니라고 사무실에서 투어차를 타고 가는거라 해도 믿지 않는다.
에휴...
홈페이지에 나온 주소를 찍고 갔는데 전혀 사무실이 보이지 않아 식당에 들어가 물어보니 코너를 돌아가면 바로 있을거란다.
코너를 돌아가니 간판도 천막을 하나 쳐 놓은 작은 사무실이 보이고, 파란색 투어 차량들이 줄지어 서 있다.
예약을 확인하고나니 밖에서 잠시 기다리란다.
맞잖아~ 한마디 해주고 조금 기다리니 인디언 한명이 와서 공연을 하고~
공연 구경 후 사진도 한장 찍어 주시고.
투어차를 타려 줄을 서는데 직원이 체크를 하더니 우리는 저 오픈된 짚차가 아닌 봉고차로 안내를 하고 이걸 타란다.
왜 우리만 이차지? 하는데 한 한국이 가족 한팀도 우리차로 탔다,
같은 한국인끼리 모은 것인가 싶다.
그리고 캐년으로 출발!
비포장 도로를 신나게 달린다.
엔탈롭 캐년은 인디언 보호 지역 안에 있기 때문에 함부로 들어갈 수가 없다.
가이드와 함께 해야지만 들어갈 수 있는 곳이라는.
입에서서부터 강물이 할퀴고간 자국이 선명히 보인다.
그리고 안으로 들어서면..
빛과 물과 바위가 만들어낸 환상적인 장면이 펼쳐진다.
신기한 것은 눈으로 봐도 멋지지만 카메라로 찍으면 또 다른 색채가 펼쳐진다는 것.
어떤 각도에서, 어떤 노출을 주느냐에 따라 모양과 색이 달라지기 때문에 투어객들은 내내 카메라와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고, 찍은 장면을 확인하고, 감탄한다..
그리고 가이드는 어떤 포인트에서 각도에서 잘 찍히는지 정말 잘 알고 있다.
저기 구멍으로 물이 흘러내릴 자국이 보인다.
이 투어는 무엇보다 시간이 중요한데 계곡의 위로 햇살이 비치는 오전~12시 시간대가 가장 멋진 시간으로 가격도 조금 더 비싸다.
위에서 내려오는 햇살이 신비롭다..
여기도 또다른 별천지 구나.
가이드가 내 카메라를 빌려가더니 구석에서 사진을 찍고 보여준다.
그러자 .. 하트가 보인다??!!
와.. 맨눈으로는 잘 보이지 않지만 이렇게 찍으면 선명히 나타나는 하트!!!
죄다 카메라를 보고, 찍고~
어느덧 계곡의 반대편까지 나왔는데 사람들에 절벽위를 가리키고 있다.
앗.. 저기에 하얀 무슨 생물체가 하나 앉아 할딱이고 있다.
고양이인가 했는데..
부엉이닷..
룰루가 찍은 사진을 확대해서 저장해놓고 보니 정말 귀가 쫑긋한게 부엉이가 맞나 보다.
반대편까지 나온 가이드가 얼른 다시 되돌아 가잔다.
썬빔을 볼 수 있다고 썬빔 썬빔 하는데..
사진을 찍으려 해도 빨리 빨리 따라오란다.
이미 돌아온 길을 되돌아 가는데 올때 없었던 대체 뭐가 있다는 거지?
궁금해 하면서 왔는데.. 앗..
앞에 카메라들이 둥그렇게 포진하고 뭔가를 기다리고 있는게 아닌가?
바로.. 태양이 위로 올라오자 계곡 한가운대로 이렇게 햇살이 들어오는 이광경을 찍기 위한 것이었다~!
모두들 카메라를 바닥에 박고~
한 가이드가 모래를 살짝 뿌리고 뒤로 숨으면 찰칵 찰칵...
이야.. 정말 멋진 풍경이긴 하다.
아무래도 운이 좋은거 같다. 투어를 마치고 나올떄까지도 해가 괜찮았다.
페이지 시내에서 간단히 햄버거를 사 먹고~ 이제 모뉴먼트 밸리로 출바알~
모뉴먼트 밸리도 나바호 인디언 자치구 안에 있는데 나바호족은 북아메리카에 사는 인디언 부족중 가장 큰 부족이란다.
쫓기고 쫓기다 미 정부로부터 받은 인디언 보호 구역이 바로 이지역.
정말 척박한 땅이다..
모뉴먼트로 가는 동안 비가 오는 지대를 지나고, 폭우를 해치고, 맑은 햇살도 받고~
정말 변화 무쌍한 아메리카 대륙의 날씨를 경험한다.
여기까지 달려와 보니 하늘에 먹구름이... 뭉게 뭉게~~
여기는 나바호 자치구라서 국립공원 연간 패스로는 통과가 안되고 따로 요금을 내야 한다.
4명까지는 20달라.
저 비포장 도로를 달리면서 투어를 할 수 있는데 곳곳에 뷰 포인트가 있어서 차를 세우고 구경하면 된다.
구름이 물러가며 해가 나기 시작했다.
얼른 달려 가보자!!
여기서 뒤로 보이는 바위가 코끼리 바위란다.
근데.. 난 잘 모르겠다.
이 바위는 세자매 바위.
손을 모은 세 여자의 형상을 닮아 이름 지었다나?
그런데 가운데 바위가 위태 위태 하다.
지진 한방이면 단숨에 무너질 거 같다..
그때쯤이면 세자매가 아닌 두자매가 되어 버릴 수도...
여기도 뷰 포인트인데 한 사람이 길 아래쪽으로 내려가서 사진을 찍는게 거기가 사진이 예쁘게 나올 포인트인거 같다.
그런데 비가 오려한다.. 사람들이 철수를 하기 시작하고, 나는 남편과 아이들을 저쪽으로 달려가라 하고 나는 아래쪽으로 내려가서 사진을 찍었다.
역시나..
여기가 대박 위치였던 게야..
줌으로 살짝 땡기니 이렇게 멋진 사진이 나온다.
비가 부슬 부슬 내리자 사람들은 모두 차안으로 대피
덕분에 우린 사람 없는 멋진 사진을 얻었다.
우리의 점프샷.
모뉴먼트 밸리는 신들이 잔치상 같은 곳?
주전자도 있고, 테이블 바위도 있고~ ㅎㅎㅎ
흩어진 바위를 모아 저 뒤의 형상과 비슷하게 만들어보겠다고 낑낑 댄다.
캬.. 정말 멋지다.
저바위들은 신들의 의자였을 게야.. ^^
여기까지 달려 온 보람이 있다.
이제까지 보아온 곳들 중 어느곳 하나 같은 곳이 없으니 이 아메리카는 얼마나 축복받은 땅인지...
신은 아메리카 대륙에서만 놀았나 보다..ㅠ.ㅠ
모뉴먼트를 떠나서.. 이제 우리는 마지막 국립공원인 대망의 그랜드 캐년으로 간다.
말로만 듣던 그랜드 캐년. 정말로 그랜드하게 멋진 곳이 아닐까란 기대를 듬뿍 안고서.
가도 가도 끝이 없다고 투덜대는 남편. 그러나 이번 코스는 자신이 결정한 거라~체념하는 눈치다. ㅎㅎㅎ
그랜드캐년의 석양을 보려던 시도가 무색하게 결국 깜깜한 밤이 되어 캐년의 입구에 도착하게 되었다.
그리고 이번에 묶은 곳은 캐년 안쪽에 있는 투사얀이란 작은 마을의 Holiday In Express.
Holiday도 Days 와 마찬가지로 체인으로 여기도 정말 좋았다.
앞으로 미국여행에서는 Holiday와 Days를 적극 이용해 줘야겠다.
오늘 저녁은 마지막 남은 라면 두개와 햇반 하나다..
그리고 어제 사왔더 치킨라면 두개도 끓여 먹었다.
이제 비상 식량은 끄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