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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_마닐라,보홀

7/30 3일차 보홀 육상투어

새벽 5시쯤..

바람이 조금씩 잦아든다.

호텔 직원들이 테라스로 나가는게 보인다.

직원이 밖으로 나갈 수 있을 정도면 바람이 줄어든거다. 어제밤에 나갔다간 날라다니는 뭔 조각에 목이 달아날 수도 있었거덩..

 

7시에 일어나서 짐을 챙기고, 체크아웃을 하고, 첫날 주었던 예치금 2000페소도 돌려 받았다. 식당으로 가서 (오늘은 나도 내려갔다..) 조식을 먹고 택시를 타러 갔더니 너무이른 시간인가 택시는 없다. 그러나 호텔 벤이 오더니 600페소에 공항으로 간댄다. 올때 500페소였으니 좋다 하고 가자 했다.

 

공항으로 가는 동안 마닐라베이는.. 지난 밤의 사이올라로 인해 초토화가 되었다....

다행히도 비행기는 연착이 없었고, 필리핀 항공 사이트에서 직접 예매를 해서 걱정하던 아빠의 우려와는 달리 우리의 티케팅은 아주 순조 로왔다.. ^^

 

비행기를 무사히 타고, 마닐라를 출발.

 

한시간을 타고 가자 보홀섬이 보인다.

탁빌라란 공항은 진짜 작은 공항이다. 활주로가 엄청 짦고.. 

 

 

공항도 시골 버스터미널도 이정도는 아니겠다.

 

 

 

짐도 이렇게 손으로 옮긴다. ㅋㅋㅋ

 

 

 

짐을 찾아 밖으로 나오니 내이름이 적힌 피켓을 들고 있는 기사분이 보인다.

그분을 만나서 차를 타고 우리의 보홀 첫날 육상투어를 시작했다.

 

 

 

기사분이 어디어디를 가고 싶냐 묻길래 마트를 가야 하고, 로봇강 투어를 할거고, 초콜렛 힐과, 안경원숭이는 당연 코스.

그담엔 나비농장과 아나콘다에 데려가 달라 했다.

필리핀에서는 보통 차만 렌트하지 않는다. 기사분도 같이 딸려 온다..

 

우선 로봇강부터 가자 하신다.

로봇강에 가면 일단 저기에서 세금을 내야 한다.

내 옆에 배나온 분이 기사분이시다.

 

 

세금 200 페소를 내고, 입장권을 사서 들어갔다.

로봇강투어는 배를 타고 식사를 하는 선상 투어다.

입장료는 주하는 반값으로 해서 네식구 1225 페소다.

 

 

우리가 너무 일찍 도착해서..

이른 점심을 먹고 쉬는데 배는 출발할 생각을 안한다.

배에는 저 필리피노 두분이서 노래를 부르시는데 준비중..

 

 

우리가 밥을 다먹고 난 다음에도 하나둘씩 투어하는 사람들이 오기 시작한다.

대부분이 한국인이다..

아빠가 한국인만 오는거 아니냐 한다.

 

 

 

배가 부르자 아이들은 여기저기 다니기 시작이다.

 

 

 

돌아다니다가 점점 지치기 시작 할 때쯤..

 

 

 

 

드디어 배가 출발했다.

 

하늘은 흐릿하지만 바람은 엄청 시원했다.

 

 

 

 

강가에 늘어진 열대우림은 눈을 시원하게 했고,

배위에서 듣는 노래소리는 귀를 쉬원하게 했으며,

푸른 강은 내 마음을 시원하게 해주었다...

 

 

 

 

내 언제고 아프리카를 꼭 가보리라 했었는데..

굳이 아프리카가 아니더라도 필리핀에 오면 밀림을 볼 수 있는 것을..

 

 

투어의 끝에 가면 원주민 마을이 나온다.

들어가면 이렇게 아이들이 도마뱀이나 강아지를 들고 사진을 찍어준다. 그리고 돈을 받지..

우리도 사진을 찍고, 1달러를 넣어주었다.

 

 

그러나 이사람들이 진짜 원주민은 아니다.

그냥 원주민 만들어두고, 관광객이 올 시간이면 옷을 갈아입고 있을 뿐...

 

아이들에게도 돈벌이를 시키는 필리핀의 현실이 역시나 난감했으나..

정말 아이들이 돈벌이를 하는 것은 보홀에서는 딱 이곳, 한 군데에서 밖에 보지 못했다...

 

정말정말..

그런 면에서 보홀은 참 맘에 드는 곳이었다.

 

 

해먹위에서 잠든 아저씨 옆에서 뒹굴던 신라면...

ㅎㅎㅎ

 

 

 

아이들에게 인기는 단연 도마뱀이다.

역시 겁없으신 룰루셔..

 

 

 

 

로봇강 투어를 마치고, 다음으로 간 곳은 나비농장이다.

나비농장은 굳이 일부러 갈 만한 곳은 아니지만 안경원숭이나 초콜렛 힐로 가는 중간에 있어서 그냥~ 한번 들를만 하다. 입장료도 몇백원밖에 안하거덩..

 

 

 

 

나비를 잡아서 저렇게 가슴이나 머리에 얹고 사진을 찍을 수 있다.

그러나.. 다리 여섯개 이상 달린거라면 다 무서워 하는 나는 일단 밖에서 경계를 하다가

나비들이 좀 잠잠하다 싶을때 냉큼 달려가서 사진 찍어주고 다시 피해야 했다는... ^^;;;

 

 

 

나비 농장에서 예쁜 나비 머리핀을 사고, 다음 안경원숭이를 보러갔다.

진짜 이름은 타르시어 원숭이인데..

 

요렇게 생겼다.

 

생각보다 엄청 작다.

음.. 청솔모 크기 정도?

 

산자락에 산책로가 있는데 그길을 따라 다니면 안내원들이 서 있는 곳에 안경원숭이가 나무가지위에서 잠을 자고 있다. 야행성이라 낮에가면 대체로 눈을 감고 있다.

아이들은 안경원숭이 찾아다니느라 이리 뛰고 저리 뛴다.

진짜 귀엽다..

 

이게 영화 그램린의 주인공 기즈모의 모델이 된 얘란다.

 

 

 

기즈모 얘기를 해줬더니 아빠가 "그게 뭔데?" 한다.

음..

그램린을 모른단 말이야??

 

안경원숭이까지 구경하고, 다음으로 간 곳은 초콜렛 힐~

언덕위에 차를 세우고 저렇게 계단을 올라간다.

 

 

꼭대기 전망대에 오르면 시원한 광경이 펼쳐진다.

 

 

 

초콜렛힐은 저렇게 키세스 초콜렛 처럼 생겼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바람은 엄청 시원하게 불고..

 

 

눈앞에 펼쳐진 광경은 멋지기만 하다.

 

 

 

근데 원래 이렇게 시원한겨?

 

참 이상도 하다 했다..

 

 

 

초콜렛 힐은 원래 바다속 지형에 산호초 등이 쌓여 있다가 지각이 올라와서 생긴 곳이라고 한다.

 

 

 

초콜렛 힐을 구경하고,다음으로 들른 곳은 아나콘다.

여기도 굳이 갈필요 없는 곳이나 아이들에게 뱀구경한번 해준다고 들렀다.

여기도 입장료는 몇백원 수준이다.

 

 

 

 

 

 

이렇게.. 안에 들어가서 사진을...

 

컥..

오빠도 찍기 전에 먼저 들어가 자리잡고 턱하기 기대어 웃고 있는 것은..

 

정녕..

 

내 딸이란 말이냐...????!!!!

 

 

 

여 봐라..

오빠는 차마 기대지는 못하고,

입만 웃고 있구나...

 

 

 

 

그렇게 투어를 마치고, 우린 리조트로 향했다.

아차.. 아저씨가 우리에게 마트에 가야 한다 했냐 묻는다. 맞다고요. 우린 맥주와 망고를 사고 싶다 했더니 리조트로 가는데 어라.. 정말 쬐끄만 구멍가게들만 보인다.

아저씨가 아빠더러 맥주는 캔으로 사냐 해서 그렇다 했더니 들른 가게마다 캔이 있냐 물으니 다 없단다. 아저씨는 그럼 다시 차를 타고 출발하고 그렇게 서너군데를 들렀는데 결국 못사고.. 리조트로 와 버렸다..

 

우리가 묶는 곳은 그란데 썬셋 리조트.

하루밤 10만원밖에 안한다..

리조트에 오니 우릴 반기는 한국인 가이드 우실장님!

 

어제 카톡으로 얘기를 나누었었는데 우실장님이 우릴 보더니 하시는 말씀이..

 

오늘도 태풍의 여파로 페리들이 운항금지라 세부에서 오는 손님이 한팀도 못들어오고, 나가는 손님들도 아무도 못나갔단다. 오늘 마닐라에서 비행기를 타고 오는 우리팀만 왔다고..!!

리조트엔 못나간 두팀해서 딱 세팀만 있는 상황이란다????!!!!!

 

아..아직 태풍 영향권이구나.

어쩐지 시원하드라니..!!!

 

내일은 저녁에 반딧불 투어를 예약했고, 낼모레는새벽부터 배를 타고 나가 돌고래 와칭후 스노클링과 스킨 스쿠버를 하기 로 했는데 할 수 있을까..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리조트엔 나뭇가지가 널부러져 있고, 수영장에도 나뭇잎이 잔뜩 들어가 있는데 어제밤 태풍 사이올라 때문에 난리였다고 그나마도 좀 정리가 된 상태라니.

 

우리는 일단 받은 방으로 들어갔다.

음.. 리조트는..

 

일단 방이 아주 커서 좋더라.

 

 

거실도 있고 말이지.

 

 

 

어제 카톡으로 우실장님에게 룰루의 모기 알러지를 얘기 했던 터라 직원에게 얘기해서 항히스타민제 약을 좀 구해 주겠다 하셨다.

저녁을 먹어야 하는데 리조트에서 먹으려고 물어보니 거긴 식당이 야외인데 바람이 엄청 분다. 그냥 룸서비스로 방으로 가져다 주겠다 해서 그래달라 했다..

 

그렇게 짐을 풀고, 저녁을 먹고.

랄라아빠가 리조트가 이게 뭐냔다.

방이 크긴 하지만 일단 고급 호텔분위기는 아니다. 시골 집 같은??

수영장은 생각보다 작았고..

무엇보다 사람이 오가지 못해서 그런지 식재료가 없다고 되는 음식이 없었다.ㅠ.ㅠ

 

우린 그냥 된장찌게 시켜 먹었는데 의외로 된장찌게가 맛있더라.

투덜대는 아빠를 째려봐주고.

 

직원이 약을 가져다 주는데 헉.. 항히스타민제가 아닌 항생제... --;;

가루에 물을 타서 조제하는 항생제인데 물을 넣었는데 아무리 흔들어도 섞이질 않는다..

이걸 먹였다간 더 사단이 날거 같아 못먹였다. --;;

 

 

바람이 얼른 잦아들기를 기도하며 보홀에서의 첫날밤을 보냈다.

밤새 창밖으로는 태풍과 같은 바람이 울어 댔다..

 

그리고..

 

우린 밤새 모기와의 전쟁을 치뤄야 했다. --;;

 

자다가 깨서 알러지가 있는 룰루땜에 침대 주변에 모기 퇴치제를 뿌리고 자려다가 옆침대의 랄라와 아빠가 눈에 들어왔으나 나도 졸리고, 그사람들이야 모기 물려도 별 문제 없겠지 싶어 그냥 잠들었는디..

 

새벽녘에 발바닥에 모기가 물려서 소리지르는 랄라의 목소리에 깼고,

모기물렸다고 아빠의 짜증에 슬쩍 미안함 반, 그리고 그동안 짜증낸거에 대한 꼬신 마음 반을 숨긴채 모기기피제를 뿌려 주었다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