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날 아침..
날이 화창하다.
이정도면 뭐든 할 수 있을거 같은데 하며 아침을 먹으로 로비로 나갔더니 우실장님이 배를 구했으니 스노클링을 하러 나가잔다.
아싸~ 드디어 우리도 나갈 수 있구나??!!!
그런데 잠시뒤... 우리와 함께 갈 직원이 머라 머라 하더니 우실장님이 하는 말이 선주가 파도가 세서 발리카삭으로 가지 말라고 했다고 일단 자기가 직원에게 얘기해서 발리카삭에 가본 뒤에 파도가 세면 다른 곳으로 데리고 가라 했단다.
그래서 우린 일단 방카보트에 올랐다..
방카에는 우리 가족과 필리핀 선원 세명이 함께 탔다.
망망대해를 가며 멀리 버진아일랜드를 스쳐 지나고, 계속 달려 나간다.
버진아일랜드를 지나자 파도가 세서 배가 출렁 출렁 거린다.
아이들은 파도타는 재미에 꺅꺅...
나는 얼핏 얼굴이 굳어져서 함께 가는 직원들을 바라봤더니 싱긋 웃는다.
음.. 이정도론 배가 뒤집히지 않으니 안심하란 건가.
한참을 가자 저 멀리에 섬이 하나가 보인다.
저기가 발리카삭인가 보다. 파도가 높아서 투어를 거의 못한다 하더니 실재로 배가 많지는 않았다.
발리카삭 섬 주변으로 다이빙 포인트가 있다는데 우리도 파도가 덜 치는 섬의 좌측으로 돌아가더니 배를 세우고, 구명조끼를 나눠준다.
구명조끼와 스노클링 장비를 끼고 바다로 입수!!!
역시.. 이걸 보기위해 온거야..
우리가 바다에서 머리박고 있는 사이 또한대의 방카가 왔다.
외국인들 몇몇이 뛰어들더니 "안녕하세요~~~" 하고 인사한다. 우리가 한국인이란건 어찌 알았는지..
룰루는 이번 스노클링을 위해서 특별이 스노클링 연습을 하고 갔다.
그랬더니 이제 바다에 머리박고 숨쉬면서 구경하는게 가능했다..
처음엔 구명조끼만 입고 했는데 사실 출렁이는 바다에서 스노클링하는게 쉬운 일은 아니다.
나중엔 구명 튜브를 끼고 안전하게...
랄라는 머리 박고 고개들 생각을 안한다.
우리를 위해 함께 따라온 가이드분이 빵을 주자 물고기들이 뗴를 지어 몰려온다.
30여분을 했나..
고개를 들고 보니 스노클링을 하던 외국인들이 다 사라졌다.
파도가 점점 세지고, 그바람에 물빛이 점점 흐려지자 우리도 나가자 한다.
배를 타고, 파도가 좀 덜치는 반대편으로 돌아 배를 정박하고, 발리카삭 섬에 발을 딛었다.
그리고 우리의 점심이 차려진 곳으로...
룰루가 화장실을 가고 싶단다..
룰루를 데리고 허름하게 지어진 작은 오두막을 데리고 가서 심호흡을 하고..
"룰루야.. 우리 화장실이 어떤 모습이건 놀라지 말자.."
그리고 문을 열었다.
음.. 생각보다 양호했다.
가운데엔 좌변기가 놓여있었고, 앞에는 바가지과 물이 담겨 있는 양동이... 물 빛을 보아하니 그냥 바닷물을 퍼다 둔거 같다.
그런데...
가만..
좌변기에 뚜껑이 하나도 없다....
그러니까..
우리가 앉을 동그란 좌대와.. 뚜껑까지 아무것도 없다...
저기에 앉을 수도 없고... 룰루야. 엄마가 안아줄꼐.. 하며 안아서.. 볼일을...
볼일을 마치자 룰루가 묻는다.
"엄마, 그런데 물은 어떻게 내려??"
이렇게.. 부어야지.. ^^;;
바가지로 떠서 깨끗히 닦아 놓았다.
자 이제 우리도 점심을 먹자.
아줌니들이 오더니 커피를 마시래 하고 묻는다. 달라고 했더니 커피 믹스 두개와 보온병을 주신다.
음~~ 그래도 여기에 와서 파도를 보며 커피를 마시다니 호강하는거 같다...
왼쪽부터 닭다리 구이, 대하구이, 게찜, 갈릭라이스, 라푸라푸 구이, 닭꼬치, 오정이, 바나나 망고..
양이 엄청 많았다.
아이들은 갈릭 라이스를 무진장 좋아한다...
불면 풀풀 날리는 필리핀 밥이 우리나라 밥보다 훨 맛있다고 할 정도다.
이날도 아이들은 갈릭 라이스를 열심히 퍼 넣고, 꼬치와 닭고기를 흡입...
근데 얘네들은 구이를 너무 태워 놓는다.
닭다리를 홀라당 태워서 껍질은 다 벗겨내니 그나마 속살은 괜찮았다..
이렇게 맛난 점심을 먹고~
파도타기를 해도 될 만큼 치는 파도 구경을 하고 있자 가이드가 오더니 파도가 높아진다고 얼른 나가잔다. 출렁이는 파도에 왔다갔다 하는 방카를 간신히 잡고 다시 배를 타고..
우리가 향한 곳은 버진 아일랜드!
버진 아일랜드는 저 멀리에 보이듯이 작은 섬인데 섬의 끝에서부터 바다를 향해 반달모양의 해변이 있다. 근데 이게 물에 잠겼다가 나왔다 한다..
아빠와 랄라는 저 멀리까지 나가 봤다..
우리가 노는 사이 물이 점점 빠지고, 고운 산호 모래가 점점 드러난다.
진짜 멋있다.
내가 가본 무인도중에 단연 으뜸인 섬이 바로 버진 아일랜드다.
사람도 거의 없는 곳에서 우린 한가하게 모래놀이를 했다.
배는 약속시간이 없어서 우리가 놀수 있을 만큼 놀도록 해주었고...
모래놀이를 하다가 물빠진 해변을 걷다가..
바닷물에 상처를 닿아 쓰려 하는 룰루때문에 어쩔 수 없이 우린 리조트로 돌아가야 했다.
아, 버진 아일랜드는 정말 환상적인 섬이다.
리조트로 돌아와 우린 바닷물을 뺀다고 그대로 수영장으로 풍덩~!!!
그리고 오늘 밤에는 드뎌 반딧불 투어를 가자하는 반가운 우실장님의 말씀!
저녁을 일찍 먹고 7시에 출발하기로 했다.
얼른 씻고 나니 슬슬 해가 지려 한다. 리조트 직원이 나를 보더니 썬셋이 시작되니 얼른 바다로 나가보란다.
아.. 우리가 머무는 동안 저녁이면 구름이 끼어서 썬셋을 한번도 못봤다.
내일은 마닐라로 떠나는 날..
난 직원에게 우리의 저녁거리로 된장찌게와 김치찌게를 준비해 달라고 하고 우린 썬셋을 보고 오겠다 했다. 어디에서 먹을래~ 하길래 오늘은 먹고 바로 투어를 가야하니 로비에서 먹겠다 하고...
아이들과 바삐 맹그로브 다리로 가는데..
오늘은 물이 빠지자 다리 밑으로 작은 게들이 보인다.
앞다리중 하나만 커다란 게들이다.
아래에서 빨간 것이 게의 앞다리.
그리고 한쪽편에는 하얀 색의 다린 게들이 살고 있다.
머냐.. 이건 흰게 나라, 빨간게 나라 국경이라도 있는건지.. ㅋㅋㅋ
다리밑을 보는데 어느새 따라온 레이가 "해파리~!!!" 하고 얘기한다.
아..!!! 저게 해파리다!
이러다 해 다지겠다..
우린 얼른 발걸음을 놀려 바다로 나갔다.
어제 부셔졌던 다리는 어느새 튼튼하게 수리가 되었다.
나중에 우실장님 얘기를 들으니 저 다리를 한 사람이 다 만든거란다. 그분은 항상 얼굴을 검은 천으로 가리고 계시는데 이 근처를 항상 맴돌면서 수리하고, 혹여 마을사람들이 뗄감으로 대나무를 훔쳐 가지 않나 지키고 있다고...
이다리를 만들고는 집안에 LCD TV를 들여 놓고 살고 계시다나 머라나.. ㅎㅎㅎ
바다에서 보는 석양은 환상적..
카메라엔 잘 안보이지만 하늘 한가운데에 구멍이 뚤린위편으로는 하늘이 바다를 비치기라도 한 듯 신비한 에메랄드빛...
레이가 사진을 찍어주겠다네..
석양이 다 저물어가고~ 우린 얼른 리조트로 돌아갔다.
얼른 저녁을 먹고, 반딧불 투어를 가야지...
로비에서 저녁을 먹으며 우린 룸서비스로 먹지 않은 걸 엄청 후회해야 했다.
사방에서 몰려드는 벌레들... 음식으로 다이빙하는 벌레들과 모기와의 전쟁을 치루며 정말 허겁지겁 먹어야 했다는.. --;;;
대충 밥을 다 먹고, 기다리고 있던 우실장님과 봉고에 올라탔다.
반딧불 투어는 탁빌라란으로 다시 나가서 한참을 더 가야 한단다. 가다가 다른 한팀을 픽업해서 가야하는데 기존에 투어를 하던 보트 말고 다른 방카 보트를 구했다고, 이번엔 좀 루트를 위쪽으로 올라갈거라 하신다.
아래쪽에서 시작하면 보트만 타고 30여분을 강을 거슬러 올라가서 반디불이 있는 나무 한두그루 보고 내려오게 되는데 우린 위쪽으로 올라가서 배를 좀 덜타고, 대신 반디불 나무가 있는 상류를 더 돌거라고~
코스가 어찌 될지 모르니 우실장님도 동행해 주신다 해서 함꼐 출발..
가면서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면서 보홀의 사정을 좀더 많이 알게 되었다.
보홀이 세부보다 좀더 살기 나은거 같지 않냐 하니 우실장님 하시는 말씀이..
여기에 집을 짓고 있는 사람들이 땅이 다 그들 소유가 아니란다. 여기도 개발이 되면 다들 쫒겨나게 될 테고, 결국은 리조트의 직원으로 들어가거나 하면서 그들의 삶도 세부와 비슷하게 될거라니...
개발이 필리핀 국민에게 좋은 것만은 아닌거 같다...
40여분을 가니 어느새 해는 완벽히 지고 어둑어둑하다.
발리카삭 시내에서 다큰 딸 둘과 함께 여행중인 한 가족을 함꼐 태웠다..
캄캄한 마을어귀에 내려서 배를 탔다. 강가니 모기가 많겠다 싶어 얼른 모기 퇴치제를 온몸에 뿌리고~
강은 잠잠하고, 그 어둑어둑한 강을 거슬로 올라간지 5분이 지나지 않자 나무에 반딧불이 보인다. 그런데..
정말 내가 생각한 것과는 너무 다른 모습.
우린 그저 풀숲에서 날라다니는 불빛 정도만 보게 될 줄 알았지...
그런데..
이건 커다란 나무 하나들 감싼 불빛일 줄이야???
마치 나무 하나에 크리스마스트리를 켜둔 것 같다...
그 환상적인 모습이 아이들도 예쁘다고 흥분이고, 우리도 감탄이다..
배를 타고 올라가면서 군데 군데에 그렇게 나무 한그루를 온통 차지하여 춤을 추는 반딧불들을 찾을 때마다 아이들은 "여기다! 저기다!!' 하며 소리를 지른다.
어떻게든 사진을 찍어보려 했지만 불빛이 약해서 포기하고 두눈에 열심히 담기로 했다..
우실장님에 배를 운전하는 청년들에게 반디불을 하나 잡아줄 수 잇느냐 요청하자, 일단 상류 쭉 올라간뒤 배를 돌아 천천히 천천히 내려오면서 나무 근처에 배를 대더니 어느새 반딧불 하나를 휙~ 채어 온다.
아이들 손에 쥐어진 반딧불은 살짝 구멍을 내어 보니 깜박..깜박...
소중하게 두손에 담았다가 잠시뒤 날려 주니 불빛을 내며 날라간다..
내가 반딧불을 본게 언제더라..
6살? 7살??
거의 30년만에 본 반딧불이다.
그렇게 투어는 끝이 났는데 생각보다 너무 만족스러웠던 투어 였다...
돌아오는 차안에서 룰루는 잠이 들고..
리조트로 돌아와 우린 어제 남겨 놓은 짬뽕맛컵라면 하나에 맥주를 들이키고 잠이 들었다.
이제.. 내일이면 우린 마닐라로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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