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날 아침..
새벽같이 눈을 떴다.
이유는 바로 마테호른의 일출을 보기 위해서다.
콜롬비아 영화사의 로고에 등장하는 그 봉우리!!!
거실로 가서 추운데 이불 돌돌 말고, 소파에 누워 해가 뜨기만을 기다린다.
아이들도 와서 딱 붙어서 고개만 창가쪽으로 내밀고 기다린다.
남편이 일어나서 거기서 뭐하는거냐 묻더니 한심하다는 듯이 절제 절레...
봉우리 끝에서부터 햇살이 붉게 타들어 내려오는 모습이 장관인데...
붉게 타들어가는 모습은 보지 못하고, 환하게 빛나는 모습은 봤다. ㅋㅋㅋ
잠시 뒤.. 구름이 몰려 온다..
아아~~ 안돼~~~~~~!!!!
그리고... 저 구름은 걷히질 않았다...
이호텔의 조식은 정말 훌륭했다.
우리가 그동안 봤던 빵빵빵빵이 아닌~
연어도 나오고~ 즉석에서 갈은 오렌지쥬스도 있고~ 햄도 있고~ 소세지도 있고..
캬.. 정말 감격스런 조식이었다지.
호텔 체크아웃을 하고~
체르마트 역에 가서 짐을 다시 보관하고~
우리는 고르너 그라트 전망대로 올라가기로 한다.
가면서 랄라가 진짜로 갖고 싶어 했던 주머니칼을 하나 사줬다.
자기가 예상했던 금액보다 좀 더 비싼거를 사줘서인지 입이 찢어진다...
기차를 타고 전망대를 올라가는데..
전망은 개뿔..
온통 하얗다.
하늘도 하얗고, 산도 하얗고, 땅도 하얗고...
하...
거기다 눈도 펑펑.....
눈이 쌓인 곳에 올라가서 오빠가 푸욱 빠지자 난 괜찮아~ 하며 의기 양양한 딸램..
잠시 뒤...
푸욱...!!!!
엄마! 사진만 찍지말고 나좀 꺼내 달라고~~!!!!!
눈이 얼마나 많이 쌓였는지 전망대 곳곳에 쌓인 눈을 치우는 차만 구경하다 왔다는.....
저위에 뭔가 있을지도 몰라~ 하며 열심히 올라간 아빠.
돌아와서 하는 말.
눈밖에.. 없어....
전망대 위층에는 작은 식당이 있다.
여기서 커피를 마실 수도 있고..
우린 커피와 가져간 컵라면을 점심을 해결한다..
고르너그라트 전망대에서 짜파게티 먹는 사람은 우리밖에 없지 싶다.. --;;;
눈만 실컷 구경하고~~~
세상에 이렇게 하얗기만 할 수가 있을까...
고르너그라트에서 마테호른을 보기는 커녕~ 눈만보다 아쉬워하며 내려가기로 한다.
기차안에서 남편이 슬쩍 묻는다.
"아침에 마테호른 사진 찍었어?"
"응! 찍었지.."
"그거 나한테도 좀 보내줘.....ㅠ.ㅠ"
그래도 우린 체르마트에 와서 맨눈으로 마테호른을 보기라도 했지~ 내가 준 핸드폰 사진으로 본 당신은 여기에 왜 온거야~ ㅋㅋㅋㅋ
내려가면서 기압차를 확실히 알 수 있게 해주는 빵 실험이다.ㅎㅎㅎ
분명 체르마트 매점에서 사온 샌드위치인데 전망대에 오라오자 기압이 낮아 이렇게 봉지가 빵빵 해졌다..
그리고 다음 역으로 내려갈 수록.. 저 빵빵한 봉지가 조금씩 꺼지기 시작..
해발 2582m
해발 2211 미터.
그리고 체르마트까지..
아래로보이는 하얀 눈덮인 마을이 바로 체르마트다.
정말 동화속 마을 같다.
체르마트에서 기차를 타고 다시 어제 온 타쉬역으로 와서 렌트카를 탑승.
이제 어디로 가냐고?
시간도 있고 하니 로이커바드 온천으로 가자고 하자 아빠가 순순히 알았다고 출발한다.
그래.. 이거지.
토달지 말라고..
의심하지도 말라고.
이상하면 툴툴대지말고 대책을 찾으라고..
Sygic에 로이커바드를 찍고 출발..
참 맘에 드는 네비네. 무료 어플인데 길도 잘 맞고...
유럽에선 Sygic!!
달리면서 보이는 저 협곡.
바위산과 구룸이 멋있어서 찍었는데 달리다보니 저 위성안테나가 점점 커진다..??
아.. 로이커바드는 저 바위산 너머에 있더라.
결국 저 바위산을 넘어갔다는 말이지!!
꼬불꼬불한 산을 넘어가니 갑자기 마을이 나타난다.
캬.. 진짜 멋있다. 그림같지???
우린 알펜테름 온천으로 갔다.
가서 입장권을 사고 옷을 갈아입으로 들어가는데 당황.. 황당???
남녀 들어가는 곳이 같은거다...
옷갈아입는 칸이 아무나 들어가서 갈아입고 나오는 거.. --;;;;
즉.. 안갈아입고 나왔단 큰일이지.
수영복으로 갈아 입고~ 락커에 보관하고 나와서 야외온천으로 가니.. 아.. 이런.
이곳이 천국이야...
합성같은 사진...
동네 앞마당에 금강산을 뚝~ 떠다 놓은 들 이런 느낌이 날까???!!!
알프스 산이 병풍처럼 둘러쳐 있고~ 가장자리로 빙 둘러진 자리에는 느워서 보글보글 마사지를 받을 수 있게 되있다..
사람도 별로 없고~ 나이 지긋하신 어르신들 몇몇.
그리고 한국인 신혼부부로 보이는 한쌍.
그동안의 피로도, 울분도 모두 싸악 씻어내는 기분이다.
이렇게 멋진 곳을 안와봤더라면 얼마나 후회했을까.
저녁까지 온천을 하고.. 옷을 갈아입고 나와서 마을의 식당으로 들어갔다.
아이들은 며칠간 먹은 빵과 햇반에 고기를 외쳐댄다.
아.. 스위스의 물가는 살인적이라고.
하지만.. 스테이크를 시켜줬다.
캬... 그런데 스위스의 스테이크는 경치 좋은 곳에 사는 소들이라 그런가 입안에서 살살 녹는다...
너무 너무 맛있다..ㅠ.ㅠ
배 터지게 먹고~ 우린 다시 차를 타고 달려간다.
어디로 ?
이제 다음 우리의 목적지는 리기산이 있는 루체른이다.
꼬불 꼬불 산을 넘어서 돌아나오는데..
갑자기 아이들 둘이 토할거 같댄다.
아.. 스테이크를 배터지게 먹고 바로 차를 타고 그 꼬불꼬불한 산길을 내려 왔으니 탈이 난게다.
길가에 차를 세우고, 가방속에서 소화제를 꺼내 아이들에게 먹이고, 저멀리 산책이나 하고 오라고 보냈다..
저멀리..랄라가 보이는지?
뛰어 뛰어~
더 뛰어~~~
스테이크가 쑥쑥 내려갈수 있게 더 많이 뛰어~~!!!
(머..내가 시키지 않아도 추워서 뛸수밖에 없었지만..ㅋㅋ)
또 저기서 달려오는 랄라가 보이는지?
강아지를 데리고 산책나온 아저씨가 참 놀랬을 거다.
이런 시골에 보기드문 동양 남자아이가 자기 집앞을 달리는 이유를 상상이나 하실 수 있을까? ㅋㅋㅋ
찬바람 쐬며 달린 덕분인지 아이들이 좀 나아진 모양이다.
다시 차를 타고 달리는 동안 아이들은 잠이 들고..
우리는 푸르카 패스를 달리고 달려갔다.
그런데..
갑자기 우리의 눈앞에 나타난 기차역.
눈앞에 차단기가 있고..
왜 우리 앞에 역이 나타난거지?
Sygic은 분명 여기로 가라 하고 옆길도 없는데 여기다 데려다 놓으면 어쩌란거야???
순간 그동안 믿었던 Sygic에 대한 신용도가 뚜욱!! 떨어지고 만다.
차단기 옆에 직원은 사라지고 없고 말이다..
남편이 이상하다 이상하다 하며 차에서 내려 역사 안으로 들어갔다.
나와서는 하는 말이...
글쎼 여기서부터 기차에 차를 싣고 가야 한다고??!!!
마침 다음 기차가 9:30분인데 이게 마지막 기차란다???!!!
다니다보니 별 경험을 다 해 보네.
차를 탄채로 운전해서 기차위로 올라가서 제일 끝에쯤 가서 차를 세워놓고 있으면 기차가 달려간다.
그리고 처음부터 끝까지 터널이다.
대략 2-30분은 달려간 듯한데..
알고보니 푸르카 패스 구간 구간에 이렇게 한겨울에 눈이 내리면 길을 폐쇄하고 기차로 이동해준다니..
헐...
그럼 Sygic이 제대로 알려준거구나.
막힌 도로로 우리를 인도했다면 더 큰일 날뻔 했자나..
스위스의 도로를 달려가는데 길은 캄캄하고 이차로에 오는 차도 하나도 없고, 산위를 올라갔다 내려갔다 바로 옆에 눈이 허리만큼 쌓여 있다가 꽃이 피어 있다가..
더 신기한건 그 시골길 도로가 움푹 페인 자리 하나 없다는 것이다..
스위스인들의 도로 정비상태 하나는 끝내준다.
그리고 스위스는 교차로에 신호등이 없다. 로타리 방식인데 돌아서 나오는것.
다만 들어오는 차와 나오는 차의 우선순위만 잘 지키면 된다. 즉 도는 차가 우선이고, 진입하는 차는 도는차를 보내놓고 진입한다.
로타리 방식이 첨에는 나가는 곳을 놓치게 될까봐 정신 바짝 차려야 했는데 Sygic이 돌다가 몇번째서 나가라~ 그렇게 설명을 해주니까 잘못 나가는 일은 없더라.
그렇게 한밤을 달리고 달려서 호텔에 도착.
호텔도 좀만 늦었으면 직원이 퇴근했을 거라나.. 머라나.. --;;;
엘베를 타고 룸으로 들어가려는데 엘베앞에서 한참 머뭇거린 우리 가족.
문을 어뜨케 여는지 몰라서다.ㅋㅋㅋ
신기한게 옆으로 미는게 아니라 방문처럼 잡아당기는 문이더라는???!!!!!
유럽에 오면 엘베조차도 참 가지각색이다.
덜컹~ 하고 움직이자 순간 디즈니의 헐리우드타워가 생각나며 아이들 얼굴이 굳어버렸다는 건 사소한 일이었을 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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